우리집 1호 방과후 영어 수업을 듣기 싫으시단다. 학교에서 올해 처음으로 방과후로 영어수업을 시작해서 반가운 마음에 신청했고 1호 역시 "선생님 너무 좋아~재미있고 시간 가는 줄 몰랐어!!" 했다. 하지만 3주 지나고 나니 시들시들해하며 취소할 수 있다면 취소하고 싶다고 매달리기에 드롭. 이미 사교육으로 영어를 시키는 부모님이 아니라면, 나같이 집에서 아이와 문제집 봐주는 엄마 입장에서 학교방과 후로 영어수업이 생기는 게 반갑고 좋았다. 하지만 아이는 생각이 달랐다.
방과후 영어 교재 EBS little N Phonics + Readers 1
어린 친구들의 파닉스 수업 프로그램으로, 매일 보는 쉬운 단어로 구성되어 있고 알파벳 A~Z까지 학습할 수 있었다. 처음 배우기에 지루하지 않도록 색감도 다양했고 그림도 명확했다. 알파벳을 3개씩 묶어서 Unit으로 진행되는데 1호는 Unit8에서 포기다. 수업 끝나고 Readers 책에 단어를 한 번씩 써오는 숙제 말고는 크게 부담 없이 잘 따라갈 수 있겠다 싶었다.
선택은 엄마몫, 결정은 아이몫
1호에게 영어수업에서 어떤 점이 더 채워졌으면 좋겠냐고 물어봤다. 뭐가 힘들었어?라고 물어보면 감정적인 대답이 나올까 봐 돌려서 물어봤는데 아이는 수업시간이 길었다고 한다. 다른 방과후 수업처럼 영어수업도 대략 한 시간 반을 하는데 어느 정도했으면 쉬는시간이 되고 친구들과 놀다가 또 수업을 듣고 해야하는데 쉬는시간도 한 번뿐이고 수업만 계속한다는 것이다. 푸핫. 방과후 수업은 학교수업 끝나고 친구들과 더 놀려고 듣는 거 아니야, 무언가를 배우려고 듣는 거야라고 얘기해주었다. 방과후 시간표가 일괄적으로 모든 과목에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에 수업의 방향성에 따라 혹은 아이들 진행속도에 따라 조절해가며 해가기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 방과후 선생님들도 재량껏 수정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. 그러면서도 모든 학생의 입맛에 맞출 수 없는 것이 학습이라는 생각이 든다. 이 수업 하나로 학원선생님, 학교 선생님의 노고가 짐작이 된다. 선생님들, 파이팅!^^
남은 숙제
1호에게 "남은 알파벳은 엄마랑 해야지?" 하니, "나 다 알아~"하며 발 빼려고 한다. 몇 개 안 되니 일주일에 한 번씩 2주간 하자고 약속했다. 엄마의 숙제인가, 아이의 공부인가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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